[김종혁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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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로 가면을 뜻하는 ‘페르소나(Persona)’라는 단어는, 현대 마케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케팅에서의 페르소나 활용은 나이, 성별, 배경, 성향, 성격, 수입 등 가상의 주요 고객을 설정하여, 이를 대상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라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B2C 마케팅에서 그 중요성이 더해지는데, 이 페르소나를 추출해낼 수 있다면 필요한 전략이 무엇인지 자연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 앞에서 나온 고장 난 보일러를 교체해야 하는 집을 상상해보세요. 부부와 2명의 자녀를 둔 4인 가족, 32평의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평균적인 가정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보일러의 '사용자, User' 역할을 하겠죠? 그렇다면 '구매결정권자, Decider'는 누구일까요? B2C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 누구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전략을 짜야할까요? 

 

우리는 네 명의 사용자 중, 구매를 결정하는 ‘구매결정권자, Decider’가 누구인지를 먼저 파악해야만 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우는 대개 ‘엄마’가 그 역할을 수행합니다. 단순히 그 '엄마'를 대상으로 전략을 수립해서는 안 됩니다. 페르소나는 더 구체적이고, 디테일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4인 가정의 엄마라면, 평균적으로 몇 살일까? 예를 들어 40대 초반에 해당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이름인 ‘김지혜’ (1980년대에 가장 많은 여성의 이름, 2위 지영, 3위 혜진, 4위 은정, 5위 수진)씨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자, 이번 마케팅 전략은 40대 초반 여성, 도심 32평 아파트에 살아가는 4인 가족의 엄마 ‘김지혜’라는 페르소나를 대상으로 수립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채널을 통해 마케팅을 진행할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인스타그램, 맘 카페, 혹은 해당 페르소나가 즐기는 드라마(예:스카이 캐슬)의 중간광고나 PPL 등을 활용하여 효과적 마케팅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 이겠죠? 이러한 전략 수립이 없다면, 출근길 라디오나 종이신문 1면에 광고를 싣거나 TV조선의 ‘미스터 트롯’에 광고하는 실수를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같은 보일러라 할지라도, 국가/지역에 따라 구매결정권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여러 국적의 교육생들에게 수십 번 물어본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인도'나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중동'과 같은 가부장적 나라(남성성, Masculinity 가 강한 문화)에서는 대부분의 구매 결정이 '아빠'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 경우, 해당 국가에 맞는 전략 수립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90년대 후반 대우전자와 LG전자는 중동과 인도에 자물쇠가 달려있는 냉장고를 출시해 상당한 판매량을 올렸습니다.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는 함께 사는 가정부가 있기 때문에 비싼 식자재를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현지화한 제품이죠. 부유한 4-50대 남성을 타겟팅해서 광고할 때는 냉장고 속 음료와 음식을 마음대로 꺼내 먹는 걸 방지해 어느 정도 비용이 실제로 절감되는지를 숫자와 실제 사례로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해당 페르소나가 제품의 선택에 무엇을 고려할까요? 안전? 디자인? 가벼움? 기능? 페르소나는 무엇을 걱정하며, 가성비와 가심비 중 무엇에 중점을 둘까요? 또 페르소나는 누구에게 영향을 받을까요? 친구? SNS? 연예인? 그리고 페르소나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편인지, 공유한다면 어떤 채널을 선호하는지 등등, 디테일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전략이 수립되는 것입니다. 공감지도 (Empathy map)을 활용하면 페르소나에 대하여 깊이 있는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미국의 스타트업들은 페르소나 설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후 마네킨에 이름을 붙이고 옷을 입혀 사무실에 자리를 마련하고 아이디어 회의에 꼭 함께 참여시킨다고 합니다. 좋은 방법 같습니다. 우리 페르소나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옷을 좋아하며, 넷플릭스에서는 어떤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고, 어떤 음악을 자주 들으며, 어떤 책을 즐겨보고, 이성과 데이트할 때는 어떤 장소에 자주 가며, 좋아하는 여행은 어떤 패턴이며, 쇼핑을 할 때 편의점을 가는지? 동네슈퍼를 가는지? 대형마트를 가는지? 주로 어떤 SNS를 많이 사용하는지? 유튜브에서 구독하는 채널은 어떤 채널인지? 자가용을 운전하며 이동하느지? 대중교통을 주로 사용하느지? 어떤 정치성향인지? 이런 고민을 할 때 머릿속으로 상상만 할 때보다 눈앞에 물리적인 형태로 보이는 것이 훨씬 더 아이디어 도출과 공감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To be continued